요한복음 1장 9-11절 묵상 참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참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요한복음 1장 9-11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셨지만,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하고, 심지어 그분의 백성마저 그를 영접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증거하는 말씀입니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요 1:9-11). 이 말씀은 예수님의 신성과 사역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죄악된 본성과 불신앙을 드러냅니다. 본문을 원어적으로 분석하고,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해석하며, 그 의미를 우리의 신앙에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

요한복음 1장 9절은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라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참 빛"(헬라어: "τὸ φῶς τὸ ἀληθινόν", 토 포스 토 알레디논)은 단순히 물리적인 빛이 아니라, 영적인 빛을 의미합니다. 즉, 예수님은 단순한 교사나 선지자가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온 궁극적인 계시이시며, 인간이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비추시는 분입니다.

구약에서 "빛"은 종종 하나님의 임재와 계시를 상징합니다(시 27:1, 사 60:1). 그러나 요한복음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 주시는 최종적이고 완전한 빛이심을 선언합니다. "참 빛"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다른 빛들보다 우월한 빛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분만이 유일한 참된 빛이심을 의미합니다. 이는 예수님 외에는 다른 구원이 없음을 강력하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 "참 빛"이 "각 사람에게 비춘다"는 표현은 예수님의 보편적인 사역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이 모든 사람이 자동적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는 오히려 모든 인간이 예수님의 계시를 받을 기회를 갖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의 문제로 나아간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다

요한복음 1장 10절은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시며, 그분이 창조하신 세상 속에 직접 오셨다는 점입니다. "세상"(헬라어: "κόσμος", 코스모스)은 단순히 물리적인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죄로 인해 타락한 인간 사회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헬라어 원문을 보면 "καὶ ὁ κόσμος αὐτὸν οὐκ ἔγνω"(카이 호 코스모스 아우톤 우크 에그노)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οὐκ ἔγνω"(우크 에그노)는 단순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뜻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는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도덕적이고 영적인 반역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분이 친히 세상에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죄로 인해 하나님을 향한 인식이 왜곡되었으며, 스스로 하나님을 찾을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을 알도록 창조되었지만, 죄로 인해 하나님을 외면하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죄악된 본성이 예수님을 거부하는 태도로 나타난 것입니다.

자기 백성이 그를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요한복음 1장 11절은 더욱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여기서 "자기 땅"(헬라어: "τὰ ἴδια", 타 이디아)은 유대 민족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구약의 예언을 따라 오신 메시아이시며, 이스라엘 백성에게 먼저 복음을 전하셨습니다(마 15:24).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자기 백성"(헬라어: "οἱ ἴδιοι", 호이 이디오이)은 특별히 이스라엘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었고, 메시아를 기다려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영접하다"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παρέλαβον"(파렐라본)인데, 이는 단순한 거절이 아니라, 적극적인 배척을 의미합니다. 즉, 유대 지도자들과 많은 백성들은 예수님을 단순히 무시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십자가에 못 박기까지 했습니다.

구약은 메시아에 대한 예언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이스라엘 백성은 오랫동안 메시아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메시아가 오셨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정치적 해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예수님을 거부했습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기적과 권력을 원했지만,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은 죄에서 해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의 교만과 종교적 전통에 갇혀 있었습니다.

결론

요한복음 1장 9-11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 빛으로 오셨지만, 세상이 그를 알지 못했고, 그의 백성조차 영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예수님은 창조주이시며,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고, 유대인들은 그분을 배척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죄악된 본성과 영적 무지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또한 우리에게 소망을 줍니다. 비록 세상은 예수님을 거부했지만, 그분의 빛은 여전히 비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빛을 받아들이는 자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얻게 됩니다(요 1:12). 우리는 이 세상의 어둠 속에서 예수님의 빛을 따르며, 그분을 영접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여전히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는 그분을 영접하고, 그분의 생명 안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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