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장 1절 묵상
태초에 계신 말씀
요한복음 1장 1절은 성경 전체의 구속사적 흐름 속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구절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이 말씀은 성경 전체를 꿰뚫는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존재론적 위치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구절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을 깊이 연구하며,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그 의미를 탐구하고, 그에 따른 신앙적 묵상을 나누고자 합니다.
태초에 계신 말씀
요한복음 1장 1절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라는 선언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태초에"라는 표현은 창세기 1장 1절과 연결되며, 시간의 시작점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단순히 창조 시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 이전부터 계셨던 영원하신 존재를 가리킵니다. 즉, 말씀이 창조와 함께 시작된 것이 아니라, 창조 이전부터 존재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가 영원하다는 사실을 증언합니다. 헬라어 원어를 보면, "Ἐν ἀρχῇ ἦν ὁ λόγος(엔 아르케 에인 호 로고스)"에서 "ἦν(에인)"이라는 동사는 '존재했다'라는 지속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불완료형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어떤 순간에 생겨난 존재가 아니라 영원부터 계셨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λόγος(로고스)"는 헬라 철학에서 우주의 이성을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요한은 이 단어를 사용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창조의 원리이자 하나님의 계시의 중심이심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말씀과 하나님과의 관계
요한복음 1장 1절의 두 번째 구절은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입니다. 원문에서는 "πρὸς τὸν θεόν(프로스 톤 테온)"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단순한 동행이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의미합니다. 즉, 말씀은 하나님과 단순히 같은 공간에 계셨던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교제하며 함께 계셨던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 구절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암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부 하나님과 구별된 위격을 가지신 분이면서도,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하나 되신 분이십니다. 이는 단순히 하나님과 함께한 피조물이 아니라, 하나님과 같은 신적 본성을 가지신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라
마지막 부분에서 요한은 결정적인 선언을 합니다.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명확히 밝히는 구절입니다. 헬라어 원문을 보면, "θεὸς ἦν ὁ λόγος(테오스 에인 호 로고스)"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 헬라어 문법에서는 정관사가 붙지 않은 주어는 속성을 강조하는데, 여기서 "θεὸς(테오스)"는 본질적으로 하나님이시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질적으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단순히 신적인 속성을 일부 지닌 존재가 아니라, 완전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대 교회에서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하는 이단들이 있었지만, 요한은 이 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동등한 분임을 선언한 것입니다.
결론
요한복음 1장 1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성, 성부와의 관계, 신성을 강력하게 선언하는 구절입니다. 예수님은 단순한 선지자나 인간이 아니라,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며, 곧 하나님이십니다. 이 사실은 우리의 신앙과 삶에 중대한 영향을 줍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단순히 훌륭한 교사나 모범적인 인간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분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할 때, 우리는 우리의 신앙의 기초가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단순한 종교적 지도자가 아니라, 경배받으실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예수님을 더욱 알아가며,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요한복음 1장 1절의 깊은 의미를 마음에 새기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누구이신지를 바로 알고, 그분을 더욱 사랑하고 경배하는 신앙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