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3:5 묵상,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인생을 살다 보면,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영적으로는 깊은 공허를 경험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지만 여전히 믿음의 확신과 기쁨이 희미한 경우,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 나라에 속한 자인가? 나는 거듭났는가?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요한복음 3장 5절의 말씀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분명한 해답입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거듭남의 본질, 물과 성령

예수님은 니고데모의 문자적인 반응에 대해 다시금 진리를 강조하시며 “진실로 진실로”(헬. ἀμὴν ἀμὴν, amēn amēn)로 시작하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변하지 않는 절대 진리라는 의미이며, 영적 생명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임을 강조하는 방식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나다’입니다. 헬라어로 ‘γεννηθῇ’ (gennēthē)는 수동태로 사용되어, 거듭남은 인간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곧 하나님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건임을 분명히 합니다.

‘물과 성령’은 거듭남의 이중적 요소를 표현합니다. 역사적으로 이 표현은 다양한 해석이 있어 왔지만, 가장 개혁주의적인 해석은 이 둘을 하나의 개념으로 받아들입니다. 즉, 물과 성령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작용하는 하나님의 정결과 재창조의 사역을 나타냅니다.

‘물’은 구약에서 정결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에스겔 36장 25-27절에서 하나님은 “맑은 물로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시며, 동시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겠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물과 성령’의 개념을 배경으로 합니다. 즉, 정결함과 새 생명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역 안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은혜의 역사인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순히 물 세례와 성령 세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인격적이고 영적인 새로운 출생을 가리킵니다. 인간이 죄로 인해 죽어 있던 상태에서, 하나님이 말씀과 성령을 통해 전혀 새로운 존재로 살리시는 사건, 그것이 바로 ‘물과 성령으로 나는 것’입니다. 이 거듭남 없이는 누구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오타1: 이 거듭남 없이는 누구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 이 거듭남 읎이는 누구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 오타2: 하나님이 말씀과 성령을 통해 전혀 새로운 존재로 살리시는 사건 → 하나님이 말씀과 성령을 통해 전혀 새로운 존재로 살리시는 ㅅ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

예수님은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십니다. ‘보다’와 ‘들어가다’는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보다’는 인식과 감각의 차원이라면 ‘들어가다’는 존재와 참여의 차원입니다. 즉, 하나님의 나라를 진정으로 누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 그것은 반드시 거듭난 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하나님 나라’(헬. βασιλεία τοῦ θεοῦ, basileia tou theou)는 단지 죽은 이후에 가는 천국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 이 땅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삶, 곧 주님의 주권이 나의 삶의 모든 영역을 다스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거듭남은 단지 신분의 변화만이 아니라, 통치의 변화이며, 삶의 방향 전환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단순히 율법을 더 잘 지키거나 도덕적으로 깨끗해지라는 말씀이 아니라, 전혀 다른 존재가 되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자아가 주인 되어 살았지만, 이제는 하나님께서 나의 왕이 되시는 삶,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삶입니다. 이 변화는 종교적 열심이나 외적 도덕으로는 이룰 수 없습니다.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우리는 때로 종교적 행위로 만족하려 하지만, 주님은 본질적인 생명의 변화, 곧 위로부터 나는 새 생명을 요구하십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는 것이나, 교회 안에서의 활동이 곧 하나님 나라의 증거는 아닙니다. 내 삶이 실제로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있는가, 내 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역사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전적인 은혜로 시작되는 하나님 나라

‘물과 성령으로 난다’는 것은 인간의 의지나 노력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세계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2장에서 우리를 ‘허물과 죄로 죽었던 자’라고 표현합니다. 죽은 자는 스스로 살아날 수 없습니다. 오직 외부로부터, 생명의 말씀이 임하고, 성령이 역사하셔야만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거듭남은 철저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를 거듭나게 하실 수 있고, 그 은혜로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은혜 앞에 무릎 꿇고, 겸손히 구하는 것뿐입니다. “주여, 나를 거듭나게 하소서. 성령으로 나를 새롭게 하소서.”

그런데 이 은혜는 누구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이와 과거의 경력, 실패와 상처, 지식의 유무와 상관없이 성령은 누구에게든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일은, 자격 있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자에게 주어집니다. 이는 우리가 낙심하지 않고 소망을 품어야 할 이유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님, 예수님께서는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이는 단지 니고데모를 향한 말씀이 아니라,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복음입니다.

신앙의 연수가 얼마인지, 교회에서 무슨 직분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내가 거듭났는가, 성령으로 새 생명을 받았는가, 지금 그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는가가 본질입니다. 거듭남은 새로운 시작이자,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유일한 문입니다.

오늘 이 말씀 앞에 겸손히 서십시오. 성령의 은혜를 구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물과 성령으로 자녀를 낳으시는 아버지이십니다. 그 은혜가 우리 심령에 임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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